신차 때 못 샀던 BMW 630i GT, 단종되고 나서야 중고로 산 진짜 이유

단종 전에 신차로 살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차였다.

그때는 결국 못 샀고, 단종되고 나서야 중고로 샀다.

BMW 630i GT MSP다.

갑자기 꽂혀서 산 건 아니고, 5~6년 전부터 계속 눈에 들어오던 차였고, 꽤 오랫동안 마음 한쪽에 남아 있었다.

따지고 보면 5년 넘게 마음에 두고 있던 차였다.

6GT 디자인은 호불호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근데 나는? 처음부터 완전 호였다.

뒤쪽 라인이 애매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그 모습이 좋았다.

원래 우리 가족에게는 차가 2대 있었다.
결혼 전에 타던 차 1대와 와이프 출퇴근을 위해 새로 출고한 차 1대.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점점 크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갈수록 뒷좌석과 공간감이 중요해졌고, 트렁크의 크기도 컸으면 하는 마음이 점점 커졌고, 결국 집에 있던 두 대 중 한 대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필요도 있었지만 내 욕심도 분명히 있었다.

가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른 것도 아니고, 순전히 내 욕심만 부린 것도 아니다.

원래 좋아했던 차가 지금 우리 가족이 타기에도 잘 맞는다면 굳이 다른 차를 찾을 이유가 있나 싶었다.

문제는 이미 단종됐다는 것. 그래서 중고차를 찾아야 했다.

중고차를 고른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님을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엔카도 보고, KB차차차도 보고, 헤이딜러도 뒤져 봤다.

연식, 주행거리, 옵션, 가격, 사고이력, 보증 부분까지 보다 보니 생각보다 따질 게 많아졌다.

처음에는 물론 욕심이 컸다.

연식 좋아야지, 주행거리 짧아야지, 원하는 옵션 다 있어야지, 사고 없어야지. 거기에 가격까지 좋았으면 했다.

그런 조건을 하나씩 붙여보다 보니 내가 원하는 금액대에서 가능한 매물이 당연하지만 없었다..

조건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도 하고 스스로 합리화도 시키면서 계속 찾고 또 찾아서 최종 후보를 세 대까지 추렸다.

이제 이 셋 중에 하나를 고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결정 하기로 한 마지막 날 이 차가 새 매물로 딱 올라왔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다.

처음부터 완벽한 매물은 아니었다.

연식에 비하면 주행거리가 조금 있는 편이었고, 당시 약 4.5만km였다. 앞부분 사고이력도 있었다.

딱 보면 둘 다 감점 요소다.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니 내 기준에서는 꽤 매력적인 차였다.

연식은 골라둔 3대 보다 좋았고, 내가 원했던 옵션도 빠진 거 없이 거의 다 들어가 있었다.

디스플레이 키 하나가 빠진 대신 안마시트가 있었고, 트렁크 킥모션, 앱 원격시동까지 들어가 있었다.

사고이력 확인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다.

어디를 수리했는지 확인했고, BMW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한 이력도 확인했다.

헤드라이트 두 개 신품 교환 확인했고 보험 이력 상 처리 금액이 수긍이 되었다. 레이저 라이트 비싸다.

하나씩 따져보고 나니 오히려 놓칠 이유가 없더라.

그래서 바로 구매 의사 밝히고 카바조를 예약해 차량 검수도 요청했다. (거리가 멀어 직접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BMW 630i msp 중고차 구매 전 카바조 출장검수
카바조 출장검수 당시 받은 사진 일부. 외관과 실내부터 도막, 배터리, 하체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수 자체는 외관이나 하체, 누유 같은 부분을 직접 확인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됐다.

다만 이번에 이용하면서 한 가지 느낀 것도 있다.

후기가 많고 예약이 빽빽한 정비사가 무조건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 할 얘기가 꽤 많아서 따로 풀어보려고 한다.

중고차는 결국 하나를 내려놓아야 했다

이번에 중고차를 꽤 많이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게 하나 있다.

100점짜리 매물은 없다.

나도 처음에는 되도록 좋은 연식, 짧은 주행거리, 원하는 옵션, 무사고, 좋은 가격을 전부 잡고 싶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기준이 바뀌더라.

예산이 넉넉하면 다 챙길 수 있었겠지만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택할려다 보니 포기해야 하는 게 생겼다.

그게 연식이든, 주행거리든, 옵션이든, 보험이력 유무든 말이다.

나는 결국 짧은 주행거리와 무사고라는 조건을 조금 내려놨다.

대신 더 좋은 연식, 원했던 옵션, 그리고 확인할 수 있는 수리이력을 택했다.

사고이력이 있다고 무조건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처음엔 나도 이 차를 걸러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확인할 걸 하나씩 확인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마음에 걸리던 사고이력을 왜 결국 괜찮다고 봤는지는 따로 자세히 정리할 생각이다.

중고차를 구매하면서 판매자가 올려 놓은 내용만 살펴보고 결정하면 안 되더라, 내가 어떤 자료를 어떻게 확인했는지도 따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현금이 가장 유리한 걸 알면서도 중고리스를 택했다

5,000만 원 대 초반에 나온 매물을 100만 원 조정해서 계약했다.

구매 방식은 중고 운용리스 60개월로 정했다.

현금 여력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

내가 비교했던 조건에서는 현금으로 사는 게 총 비용은 가장 적었고, 금융을 이용한다면 조건이 조금 더 좋은 오토론 같은 방식이 비용 면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리스로 갔다.

현재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 있었고, 목돈을 차에 묶어두는 것보다 다른 데 활용할 수 있게 남겨두는 가치가 더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선택이 나중에 후회로 남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지!

5년 뒤 이 차의 중고차 시세도 나름대로 예상해봤다.

잔존가치를 그 예상가격보다 충분히 낮게 잡아둘 수 있다면 만기 때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중고리스 조건도 내가 충분히 수긍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오래 재지 않았다.

물론 중고차를 리스로 사는 게 누구에게나 좋은 선택이라는 뜻은 아니다.

계약서를 펼쳐놓고 보면 차값, 월 납입금, 잔존가치, 만기 때 선택까지 따질 게 은근 많다.

이건 실제 계약 숫자를 가지고 따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중고차를 구매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일을 겪었다.

차 한 대 샀을 뿐인데, 할 얘기가 계속 생기는거 같다.

후보차를 어떻게 골랐는지부터 사고이력 확인, 중고 운용리스, 자동차보험, 성능보증보험 처리, 타이어 교체, 오일류 교환, BMW 서비스센터 방문까지.

기존 차는 헤이딜러 제로로 처분했는데 이것도 직접 해보니 할 얘기가 꽤 많았다.

막상 하나씩 겪어보니 검색 몇 번으로는 잘 안 보이던 부분도 있었다.

잘한 선택도 있고, 다시 한다면 다르게 할 것도 있다.

앞으로 이 차를 사는 과정부터 실제로 타면서 겪은 일까지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살말노트 판정

  • 직접 써보고, 알아보고, 따져본 뒤 내리는 살말노트의 최종 판단입니다.

나는 지금 다시 돌아가도 같은 조건이라면 6GT를 산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넉넉한 공간도 필요하면서 6기통 가솔린의 매력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중고 6GT는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살] 6GT 특유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넓은 실내와 편안한 주행을 원하면서 감가가 충분히 반영된 좋은 매물을 골라낼 수 있는 사람.

[말] 최신 세대의 실내 디자인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 단종된 모델을 타는 데 불안함을 크게 느끼는 사람, 그리고 6GT 디자인은 마음에 안 드는데 가족 때문에 억지로 큰 차를 찾고 있는 사람.

결국 좋은 중고차를 고르는 건 ‘완벽한 차’를 찾는 일이 아니라,
‘내가 뭘 포기할 수 있는 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돈 쓰기 전에, 한 번 더.

– 살말노트